Digging In Seoul: Curtis Cambou가 말하는 한국의 ‘레코드 문화’와 디깅 팁

고유의 음악만큼이나 나라마다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은 꽤 다릅니다. 레코드에 한정하자면 그만큼 각각의 ‘레코드 문화’가 존재한다 말할 수도 있겠죠. 지금 이 시간에도 전세계의 레코드 수집가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원하는 음반을 부지런히 찾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레코드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 3자의 시선이 때로 더 정확할 때도 있습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지 8년, 로컬 신의 일원이자 이미 한국의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디거’로 통하는 Curtis Cambou한국 음악(70~90’s)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그 누구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레코드 딜러, 레이블 오너, 그리고 DJ이기도 한 그는 한국의 레코드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합니다.

서울에서 레코드 딜러 및 DJ로 활동하고 있어요. Daehan Electronics 라는 전자음악 위주의 독립 레이블을 세우기도 했고요. 얼마 전까지 Clique Records를 공동운영하다가, 현재는 독립해 제 레코드 가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뭔가요?

프랑스에 있을 때 부터 음악을 좋아했어요. 특히 아시아 음악에 관심이 많았고요. 한국 음악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곳에 처음 왔고, 이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레코드에 관련된 여러 재밌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됐죠. 

Clique Records와 Daehan Electronics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Venue라는 클럽에서 ‘Analog’라는 파티를 정기적으로 진행했어요. 그러다 현재 Clique Records의 대표인 Antoine을 만나게 됐고요. 그가 같이 레코드 가게를 열어보자는 얘기를 했고, 뜻이 잘 맞아 처음엔 소장하고 있던 중고 음반을 조금씩 갖다놓고 팔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Clique Records에서 파는 중고음반의 관리 전반을 맡게 됐죠. 차차 한국 음악에 대해 알아가던 중, 과거 한국 아티스트 중 빛을 못보고 잊힌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됐어요. 시대를 앞서간 음악 스타일 때문이라든가. Daehan Electronics는 그런 음악을 재구성해서 다시 소개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소개한 아티스트는 Kim Byoung Duk이라는 분인데, 90년대에 Avant-Garde Jazz, Ambient, Experimental 등, 당시 한국에 전무하던 실험적 음악을 한국의 전통악기를 이용해 만든 선구자 같은 분이에요. 직접 찾아가 설득해 그분의 베스트 앨범을 새롭게 내게 됐죠.

Kim Byoung Duk – Experiment No.X(2018)

외국인의 관점에서 볼때, 한국의 레코드 문화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레코드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국의 LP 시장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70~80년대 몇몇 거대 음반 제작자들이 거의 모든 음반을 제작, 유통, 홍보, 매니지먼트까지 하며 전성기를 구가한 것 같아요. 하지만 90년대 후반, IMF 위기를 겪으며 어려워진 경제 상황 때문에 소수 애호가들이 보유한 물량을 제외하고는 중고 음반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해요. 그렇게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4~5년 전부터 대중들 사이에서 과거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며 가격이 많이 올랐죠. 한국 음반이 헐값에 거래되던 90년대 후반 당시 제가 이곳에서 레코드를 디깅했다면, 천국이 따로 없었겠죠(웃음). 해외 발매작의 경우, 특히 7~80년대에는 정부의 제한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극소수의 타이틀만 수입되고, 대부분이 라이센스 음반으로 제작되었어요. 그래서 수입된 해외 음반의 초판이 다시 녹음된 해적판이 성행하기도 했죠. 덕분에 한국에서만 발매된 라이센스 음반을 찾는다거나 하는 즐거움도 있어요. 또한 제가 한국에서 디깅을 하고 로컬 딜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음반의 예술적인 면과 더불어 거기에 얽힌 역사적 스토리나 개인적 향수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현재 많은 한국 음반이 딜러들에 의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워낙 애초에 발매된 수량이 적기도 하고요. 국내에조차 정보가 없는 음반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한국 음반 자체가 매우 레어하다 말할수 있죠. 

한국에서 레코드를 디깅할 때, 자신만의 팁이 있다면요? 

딱히 한국에서만 통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그보다 전 세계 공통의 팁이라 말하고 싶어요. 개인 컬렉터가 아닌 딜러로서의 몇가지 디깅 팁은, 

자신이 찾는 장르와 상관 없는 장르를 취급하는 곳에 가보세요. 

때로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재밌는 레코드들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반드시 모든 트랙을 들어보고 상태를 확인하세요. 

레코드를 좋아하고 많이 사는 사람들에겐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대개 레코드 가게에는 턴테이블이 구비되어 있지만, 웨어하우스 같은 곳을 가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항상 휴대용 턴테이블을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석에 있는 마지막 박스까지 확인하세요! 

일정 분량 이상을 봤는데 원하는 레코드가 나오지 않으면 지칠 수 있어요. 중간까지 열심히 보다가 이후엔 대충 훑어본다거나. 하지만 (여러분들만큼은) 마지막 박스까지 꼭 확인하세요. 이것은 인내심과 시간의 문제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힘을 내세요!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음악 중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60~70년대 한국 경음악. 보컬이 없는 인스트루멘탈 형식인데, 그 중에서도 70년대 전자오르간을 이용한 경음악 중 일부는 마치 초창기 자메이카의 Dub 장르와 느낌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상당히 흥미로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한국 가요를 취급하는 로컬 레코드 가게나 플리마켓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죠. 제가 갖고 있는 경음악 음반 중, 심성락전자음악 시리즈 ‘미미 흘러간 메로듸’곽길순 가요경음악 제 2집 ‘전자음악’을 추천합니다.

 

마지막으로, 방문을 권하는 레코드 가게가 있나요?  

Clique Records, RM360, Dive Records, Mio Records 등 좋은 레코드 가게가 많지만, 앞서 말했듯 저는 딜러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자주 가는 레코드 가게는 잘 방문하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가는 곳들은 영업상 비밀이라 죄송하지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굳이 한 군데를 추천하자면, 3월 말 오픈하는 저의 레코드 가게 ‘Mosaic’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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